2016년 11월 27일 일요일

거리에서

 2016년 11월 27일 일요일
 거리에서 서 있기 시작한 첫 사나흘 동안 시차적응의 문제도 있었지만, 찬 바람이 부는 길 위에서 배너를 들고 여러 시간 동안 서 있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았다. 물론 애초에 세상 사람들을 위해 벌을 선다는 각오로 나섰지만, 막상 닥치게 되니 힘이 든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어제(26일)부터 적응이 되는지 슬슬 다른 부분에도 신경을 쓸 여력이 생겼다. 사람들을 위해서 서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지나가는 이들이 잠시라도 눈길을 줄 때면 행여 말을 걸어줄까 기다렸다.
 대부분의 첫 질문은 ‘자연과학학회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이다. 이런저런 방식으로 대답을 하면서 더 좋은 대답을 궁리하던 중에 문득 제만에게 물으니 좋은 답을 제시한다.
 ‘자연과학학회는 세상의 일들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을 하는 곳이다.’
 가장 힘든 것은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두서 없이 쏟아내는 헛소리다. 아무리 모든 이에게 최선을 다해서 대하자고 마음을 다지지만, 풀어진 눈동자로 담배 연기를 뿜으면서 횡설수설를 하는데에는 대책이 없다.